1.1.1 전통적인 IT 인프라의 한계

오늘날 클라우드 네이티브와 쿠버네티스가 IT 환경의 핵심으로 부상한 배경을 이해하려면, 과거의 IT 운영 방식인 전통적인 인프라 환경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기업 IT 시스템의 기반이었던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은 기업이 자체 데이터 센터 내에 물리적인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를 직접 구매하고 운영하는 형태였습니다.

이 전통적인 모델은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기여했지만,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고 기술적 요구사항이 복잡해지면서 여러 본질적인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즉, 변화하는 시장 속도와 새로운 기술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이러한 전통적 IT 인프라가 직면했던 구체적인 도전 과제들을 인식하는 것은, 왜 우리가 클라우드 네이티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나아가야만 했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제공합니다.

1.1.1.1 높은 초기 비용과 낮은 자원 효율성

전통적인 방식의 IT 인프라, 즉 기업이 자체적으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 하드웨어 자원을 구매하여 데이터 센터나 전산실에 직접 구축하고 운영하는 모델은 근본적으로 높은 초기 투자 비용(Capital Expenditure, CapEx)과 낮은 자원 효율성이라는 두 가지 큰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1.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 (CapEx) 부담:
  • 핵심 하드웨어 구매 비용: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기존 시스템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물리적인 IT 자산을 확보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고성능 서버(애플리케이션 구동,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 대용량 스토리지(데이터 저장 및 백업), 네트워크 스위치 및 라우터(데이터 전송 및 연결) 등 핵심 장비 구매 비용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장비들은 개별 단가가 상당히 높으며, 안정성과 성능을 고려하여 고사양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비용 부담이 가중됩니다.
  • 대 시설 구축 및 유지 비용: 단순히 하드웨어만 구매한다고 인프라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구매한 장비들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물리적인 공간, 즉 데이터 센터 또는 전산실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막대한 부대 비용이 발생합니다.
    • 공간 임대 또는 건설 비용: 서버 랙(Rack)을 설치하고 작업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부동산 비용
    • 항온항습 및 냉각 시스템 (HVAC): 서버와 같은 IT 장비는 작동 시 많은 열을 발생시키므로, 고장을 방지하고 최적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24시간 365일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고성능 냉각 설비가 필수적입니다. 이는 초기 설치 비용뿐 아니라 지속적인 전력 소모
    • 안정적인 전력 공급 시스템: 갑작스러운 정전에 대비한 무정전 전원 장치(UPS), 비상 발전기 등 이중, 삼중의 전력 공급 시스템 구축 비용
    • 물리적 보안 설비: 허가되지 않은 접근을 막기 위한 출입 통제 시스템(카드키, 생체 인식), CCTV 감시 시스템, 보안 인력 배치 등
    • 소방 설비: 화재 발생 시 IT 장비 손상을 최소화하고 신속하게 진압할 수 있는 특수 소화 설비(예: 가스 소화 설비)
    • 네트워크 인프라: 내부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케이블링, 패치 패널 등 기반 시설 구축
  • 설치 및 구성 인력 비용: 구매한 하드웨어를 설치하고, 운영체제(OS) 및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며, 네트워크를 설정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할 전문 기술 인력에 대한 인건비 또한 초기 비용에 포함됩니다.

이처럼 전통적인 IT 인프라 구축은 하드웨어 자체 비용 외에도 이를 운영하기 위한 기반 시설 마련에 상당한 규모의 자본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므로, 특히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게는 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이러한 자본 투자는 한 번 집행되면 회수하기 어렵고, 기술 발전에 따라 자산 가치가 빠르게 하락(감가상각)하는 위험도 내포합니다.

2. 고질적인 낮은 자원 효율성:
  • 최대 부하 예측 기반의 과잉 투자 (Over-provisioning): 기업은 서비스 중단을 방지하고 사용자 경험을 유지하기 위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사용량(Peak Load)을 기준으로 인프라 용량을 설계하고 구축합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은 연말 세일이나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특정 이벤트 기간 동안 평소 대비 수십, 수백 배의 트래픽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이에 맞춰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대역폭 등을 미리 넉넉하게 확보해야 합니다. 만약 최대 부하 시점에 자원이 부족하면 웹사이트 접속 장애, 서비스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비즈니스에 치명적인 손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평상시 유휴 자원 (Idle Resources) 발생: 문제는 이러한 최대 부하 상태가 발생하는 기간은 전체 운영 시간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에는 사용량이 현저히 낮아,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매한 고가의 하드웨어 자원 중 상당 부분이 활용되지 않은 채 유휴 상태로 남게 됩니다. 이는 마치 평소에는 5명이 타지만, 1년에 한두 번 있을 손님맞이를 위해 12인승 승합차를 구매하여 매일 운행하는 것과 같은 비효율입니다. 유휴 자원은 다음과 같은 낭비를 초래합니다.
    • 초기 투자 비용 회수 지연: 사용되지 않는 자원에 투자된 비용은 그 가치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잠겨 있게 됩니다.
    • 지속적인 운영 비용 발생: 유휴 상태의 서버라도 전력은 계속 소모하며, 냉각 시스템도 가동되어야 하고, 데이터 센터 공간을 차지하며, 유지보수 계약 비용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합니다. 즉, 사용하지 않는 자원을 유지하는 데에도 비용이 들어갑니다.
    • 자원 낭비 및 환경 문제: 불필요한 전력 소모는 에너지 낭비로 이어지며, 이는 탄소 배출 증가 등 환경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또한, 수명이 다한 하드웨어는 전자 폐기물(e-waste) 문제를 야기합니다.
3. 비즈니스 민첩성 저하:
  • 느린 자원 확보 속도: 하드웨어 구매는 예산 확보, 업체 선정, 발주, 배송, 설치, 구성 등 여러 단계를 거치므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수 주에서 수 개월). 따라서 갑작스러운 비즈니스 기회가 발생하거나 예상치 못한 트래픽 급증 시 필요한 IT 자원을 즉시 확보하여 민첩하게 대응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 기회비용 발생 및 서비스 품질 저하: 필요한 시점에 자원을 즉시 확장할 수 없으면, 급증하는 사용자 요청을 처리하지 못해 잠재 고객을 놓치거나, 기존 고객에게 느린 서비스 속도나 접속 불안정과 같은 부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게 되어 서비스 품질 저하 및 기업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통적인 IT 인프라 구축 및 운영 방식은 막대한 초기 자본 투자 부담, ‘최대 부하 대비’라는 원칙으로 인한 고질적인 자원 비효율성(유휴 자원 발생), 그리고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경직성이라는 본질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IT 자원을 보다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요구를 증대시켰고, 이는 이후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게 된 주요 배경이 되었습니다.

1.1.1.2 느린 배포 속도와 경직된 인프라

전통적인 IT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 개발부터 배포까지의 과정은 오늘날의 신속한 비즈니스 요구와는 거리가 먼, 길고 복잡한 여정이었습니다. 이는 크게 느린 배포 속도와 경직된 인프라 구조라는 두 가지 주요 문제점에서 기인합니다.

1. 느린 배포 속도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 아이디어 실현의 병목 현상

개발팀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애플리케이션 코드를 완성하더라도, 이것이 실제 사용자가 이용하는 서비스 환경에 반영되기까지는 수많은 단계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 과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개발과 운영의 분리 (Siloed Structure): 전통적인 IT 조직은 개발(Dev)팀과 운영(Ops)팀이 명확히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개발팀은 기능 구현에 집중하고, 운영팀은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과 인프라 관리에 집중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각자의 역할에 전문성을 부여했지만, 부서 간의 목표 차이와 소통 부재로 인해 협업 과정에서 병목 현상을 유발했습니다. 개발팀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배포를 원해도, 운영팀은 기존 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중한 검토와 준비 과정을 요구했습니다.
  • 수작업 중심의 인프라 준비: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기 위해서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의 인프라 자원이 필요했습니다. 개발팀은 필요한 자원 명세를 작성하여 운영팀에 요청하고, 운영팀은 이를 검토 후 승인하고 자원을 할당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는 물리적인 서버를 데이터 센터 랙에 설치하고, 케이블을 연결하고, 운영체제(OS)를 설치하고, 필요한 미들웨어(데이터베이스, 웹 서버, WAS 등)를 구성하고, 보안을 위한 방화벽 정책 변경을 요청하고 승인받는 등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수작업이 포함되었습니다. 각 단계마다 담당자가 다르고, 여러 부서의 승인 절차(예: 변경 관리 위원회 – CAB)를 거쳐야 하는 경우도 많아 전체 리드 타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자동화 도구의 부재는 이러한 수작업 의존도를 더욱 높였습니다.
  • 환경 간 불일치 문제: 개발 환경, 테스트 환경, 스테이징 환경, 운영 환경 등 여러 단계의 환경을 구축하여 사용했지만, 각 환경의 구성(OS 버전, 라이브러리 버전, 설정값 등)이 수작업 관리의 한계로 인해 미묘하게 다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개발 환경에서는 정상 작동하던 애플리케이션이 테스트나 운영 환경에서는 예상치 못한 오류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었고, 문제 해결과 재배포에 추가적인 시간을 소요하게 만들었습니다.
  • 위험 회피적인 배포 전략: 배포 과정 자체가 복잡하고 위험 부담이 크다고 인식되었기 때문에, 배포는 자주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보통 분기별 또는 반기별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모아서 진행하는 ‘빅뱅’ 방식의 배포가 선호되었는데, 이는 한번 배포 시 변경 사항이 많아 실패 시 위험이 크고, 롤백(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도 어려운 문제를 낳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요구에 대한 신속한 피드백 반영이나 점진적인 개선이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간단한 기능 하나를 추가하거나 버그를 수정하여 배포하는 데에도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이상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와 고객의 요구사항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하는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었습니다.

2. 경직된 인프라: 변화에 둔감한 구조

전통적인 인프라는 한번 구축되면 변경이나 확장이 매우 어려운 경직성을 특징으로 합니다.

  • 물리적 하드웨어 종속성: 인프라의 기본 단위가 물리적인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였기 때문에, 모든 변경은 물리적인 제약을 받았습니다.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최적화된 서버는 다른 용도로 전환하기 어려웠고, 하드웨어의 수명 주기에 따라 관리 및 교체 계획을 세워야 했습니다.
  • 어려운 확장 및 축소: 비즈니스 요구 변화에 따라 컴퓨팅 자원을 늘리거나 줄여야 할 때, 전통적인 인프라는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능했습니다.
    • 스케일 업 (Scale-up): 기존 서버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CPU나 메모리를 추가하는 작업은 서버를 중단하고 물리적인 부품 교체를 해야 했습니다. 이는 서비스 다운타임(중단 시간)을 유발했습니다.
    • 스케일 아웃 (Scale-out): 서비스 부하 분산을 위해 서버 대수를 늘리는 작업은 새로운 하드웨어를 구매하고, 설치 공간을 확보하고, 전원과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OS 및 소프트웨어를 설치/구성하는 등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을 필요로 했습니다. 반대로 트래픽이 줄어들었을 때 자원을 신속하게 회수하여 비용을 절감하기도 어려웠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자원을 확보해두는 오버 프로비저닝(Over-provisioning)이 일반적이어서 자원 낭비가 심했습니다.
  • 구성 변경의 어려움과 위험: 운영 중인 서버의 OS 버전이나 특정 라이브러리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새로운 버전이 기존 애플리케이션이나 동일 서버에서 운영 중인 다른 서비스와 호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 부담 때문입니다. 호환성 테스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문제 발생 시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변경 자체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는 새로운 기술 도입이나 보안 패치 적용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수작업 구성 관리로 인한 ‘구성 드리프트(Configuration Drift)’ 문제, 즉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버 간 설정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문제도 관리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 높은 초기 투자 비용 (CapEx 중심): 물리적인 하드웨어를 구매하고 데이터 센터를 구축/임대하는 데에는 높은 초기 투자 비용(Capital Expenditure)이 필요했습니다. 이는 IT 자원 확보에 대한 의사결정을 더욱 신중하고 느리게 만들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통적인 IT 인프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한계를 명확히 가지고 있었습니다. 느린 배포 속도와 경직된 인프라는 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신속하게 시장에 출시하는 것을 방해했으며, 결과적으로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이후 가상화, 클라우드 컴퓨팅, 컨테이너 기술, 그리고 DevOps 문화 및 자동화 도구의 발전을 촉진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1.1.1.3 운영 및 관리의 복잡성 증가

IT 인프라의 규모가 방대해지고 그 위에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는 작업의 복잡성은 단순히 산술적인 증가를 넘어 기하급수적인 양상을 띠게 됩니다. 이는 현대 비즈니스의 IT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더욱 두드러지는 현상입니다.

1. 전통적인 IT 인프라 관리의 다면적 복잡성

전통적인 온프레미스(On-premise) 환경에서의 IT 운영 및 관리는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합니다.

  • 하드웨어 관리: 물리적인 서버, 스토리지 어레이, 네트워크 스위치, 라우터 등의 하드웨어 자체에 대한 생명주기 관리(구매, 설치, 유지보수, 폐기)가 기본입니다. 디스크 장애, 메모리 오류, 전원 공급 문제 등 예기치 못한 하드웨어 고장은 서비스 중단으로 직결될 수 있어 예방 정비와 신속한 교체가 필수적입니다.
  • 소프트웨어 관리: 서버 운영체제(OS) 설치 및 구성, 주기적인 보안 패치 및 기능 업데이트 적용은 기본적인 관리 작업입니다. 또한, 미들웨어(웹 서버, WAS, 데이터베이스 등)의 설치, 설정, 튜닝 및 업데이트 관리도 중요합니다. 특히, 제로데이 공격(Zero-day exploit) 등 신규 보안 취약점 발견 시 신속한 패치 적용이 요구되나, 운영 중인 서비스와의 호환성 테스트 등으로 인해 실제 적용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취약점 노출 기간(Window of Vulnerability)’ 관리가 중요합니다.
  • 데이터 관리: 비즈니스 연속성을 위한 핵심 요소로, 정기적인 데이터 백업 정책 수립 및 실행, 유사시 데이터를 복구하는 절차(Disaster Recovery, DR) 마련 및 정기적인 훈련이 필수적입니다. 복구 목표 시간(RTO, Recovery Time Objective)과 복구 목표 시점(RPO, Recovery Point Objective)을 설정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한 기술적, 절차적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 성능 및 가용성 관리: 시스템 자원(CPU, 메모리, 디스크 I/O, 네트워크 대역폭) 사용률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병목 현상 발생 시 원인을 분석하여 해결하는 성능 튜닝 작업이 필요합니다. 사용량 증가에 대비한 용량 계획(Capacity Planning)과 서비스 중단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가용성(High Availability, HA) 구성 및 관리 또한 중요한 과제입니다.
  • 보안 관리: 방화벽 설정, 침입 탐지 및 방지 시스템(IDS/IPS) 운영, 접근 제어 및 권한 관리, 보안 로그 분석, 정기적인 취약점 점검 및 모의 해킹 등을 통해 외부 위협으로부터 시스템을 보호해야 합니다. 또한, GDPR, PCI-DSS, HIPAA 등 산업별/지역별 규제 준수(Compliance)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하는 책임도 따릅니다.
  • 장애 관리: 장애 발생 시 신속하게 상황을 전파하고, 근본 원인 분석(Root Cause Analysis, RCA)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는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필요합니다. 복잡하고 상호 연결된 시스템 환경에서는 장애의 파급 효과가 크고 원인 규명이 어려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합니다.
2. ‘눈송이 서버(Snowflake Server)’ 문제와 표준화의 어려움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각 서버나 시스템 구성의 비일관성입니다. 시스템이 최초 설치된 시점, 담당 엔지니어의 경험과 선호도, 특정 프로젝트의 요구사항 등에 따라 OS 버전, 설치된 패키지, 환경 설정 값 등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러한 서버들은 마치 모양이 제각각인 눈송이와 같다고 하여 ‘눈송이 서버(Snowflake Server)’라고 불립니다.

이러한 환경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야기합니다.

  • 자동화 및 표준화의 장벽: 서버 구성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자동화된 배포, 설정 관리(Configuration Management), 패치 적용 등을 일괄적으로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수작업 의존도를 높여 오류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관리 효율성을 저하시킵니다.
  • 문제 해결의 복잡성 증가: 특정 서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동일한 환경을 재현하거나 다른 서버와의 비교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기 어렵습니다. 문제 해결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며, 때로는 원인 규명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발생합니다.
  • 일관성 및 보안 유지의 어려움: 표준 보안 설정을 일관되게 적용하기 어렵고, 특정 서버에만 존재하는 취약점이 방치될 수 있습니다. 재해 복구 시에도 동일한 환경을 신속하게 재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3. 이기종 환경과 벤더 종속성 문제

대부분의 기업 IT 환경은 단일 벤더의 제품으로만 구성되지 않습니다. 서버는 HP, Dell, IBM 등 다양한 제조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네트워크 장비는 Cisco, Juniper, 스토리지 시스템은 EMC, NetApp 등의 제품을 혼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소프트웨어 역시 Microsoft, Oracle, Red Hat 등 다양한 벤더의 솔루션이 복합적으로 사용됩니다.

이러한 이기종(Heterogeneous) 환경은 다음과 같은 관리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 다양한 기술 전문성 요구: 각 벤더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인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특정 기술 전문가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해당 인력의 부재 시 운영 공백이 발생할 위험을 내포합니다.
  • 관리 도구의 파편화: 벤더별로 제공하는 관리 도구나 인터페이스가 다르기 때문에, IT 운영팀은 여러 종류의 도구를 학습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이는 통합적인 모니터링 및 관리를 어렵게 만들고 운영 효율성을 저하시킵니다.
  • 벤더 종속성(Vendor Lock-in): 특정 벤더의 기술에 깊이 의존하게 되면, 다른 벤더의 솔루션으로 전환하기 어려워지고 가격 협상 등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습니다.
4. 시스템 확장에 따른 복잡성의 증폭

비즈니스 성장에 따라 IT 인프라를 확장해야 할 때, 단순히 서버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늘어난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최적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적인 고려사항들이 발생합니다.

  • 로드 밸런싱: 증가한 트래픽을 여러 서버로 분산시키기 위한 로드 밸런서(Load Balancer)의 도입 및 설정, 세션 유지(Session Persistence) 관리 등이 필요합니다
  • 네트워크 관리: 늘어난 서버와 트래픽을 수용하기 위한 네트워크 대역폭 증설, IP 주소 및 서브넷 관리, 라우팅 테이블 최적화, 방화벽 정책 업데이트 등의 작업이 복잡해집니다.
  • 분산 시스템 관리: 여러 서버에 걸쳐 애플리케이션이나 데이터가 분산될 경우, 데이터 동기화 및 일관성 유지(예: CAP 이론 고려), 분산 트랜잭션 관리, 분산 환경에서의 모니터링 및 로깅 통합 등이 새로운 과제로 부상합니다.

결론: 혁신의 발목을 잡는 운영 복잡성

결과적으로, 이러한 운영 및 관리의 복잡성 증가는 IT 부서가 본연의 목적인 비즈니스 가치 창출 및 혁신 활동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제한된 시간과 자원의 상당 부분을 기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보수하는 데 소모하게 되는, 소위 ‘KTLO(Keeping The Lights On)’ 상태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는 기술 부채(Technical Debt)를 누적시키고, 시장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을 저해하며,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전통적인 IT 인프라가 지닌 높은 초기 비용, 낮은 자원 효율성, 느린 배포 속도, 경직된 구조,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운영 및 관리의 복잡성이라는 명확한 한계점들은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의 등장을 촉진하는 강력한 동인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서버 가상화 기술이 보편화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유연성과 확장성을 극대화한 클라우드 컴퓨팅이 부상했습니다. 더 나아가 애플리케이션 배포 및 관리의 효율성을 혁신하는 컨테이너 기술과 이를 자동화하고 오케스트레이션하는 쿠버네티스, 그리고 이 모든 기술을 기반으로 민첩하고 탄력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 Native) 라는 새로운 개발 및 운영 철학이 주목받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IT 인프라 관리의 복잡성을 완화하고, IT 부서가 비즈니스 혁신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