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클라우드 컴퓨팅의 발전과 배경

전통적인 IT 인프라의 한계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여기는 클라우드 환경이 있기 전,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같은 하드웨어를 구매하고 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IT 시스템을 운영했습니다. 이를 ‘전통적인 IT 인프라’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몇 가지 뚜렷한 한계가 있었죠. 우선,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막대한 초기 비용이 들었고, 예측한 수요보다 사용량이 적으면 자원이 낭비되는 낮은 자원 효율성 문제가 있었습니다. 반대로 갑자기 사용량이 늘어나도 즉각적으로 자원을 늘리기 어려웠죠. 또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배포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준비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배포 속도가 느렸고, 한번 구축된 인프라는 변경하기 어려운 경직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시스템 규모가 커질수록 운영 및 관리의 복잡성 또한 계속해서 증가했습니다.

가상화 기술의 등장과 영향

이러한 전통적인 방식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돌파구로 ‘가상화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서버 가상화’는 물리 서버 한 대의 자원을 논리적으로 분할하여 여러 개의 독립적인 가상 서버, 즉 VM(Virtual Machine)을 생성하고 운영하는 기술입니다. 마치 한 대의 컴퓨터에서 여러 운영체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이 VM 기반 인프라 덕분에 기업들은 물리 서버 수를 줄이면서도 자원 활용률을 크게 높일 수 있었고, 서버 관리가 이전보다 용이해지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가상화는 분명 IT 인프라 운영 방식에 큰 진전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VM 역시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었습니다. VM은 각자 독립된 운영체제(OS)를 포함하기 때문에 여전히 크기가 크고, 시작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등 가상화 자체의 한계점이 존재했습니다. 더 빠르고 가볍게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고 운영할 수 있는, 더 유연한 인프라에 대한 새로운 요구사항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부상

바로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며 IT 패러다임의 혁신을 가져온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을 통해 IT 자원(컴퓨팅 파워,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등)을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모델입니다. 마치 전기나 수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기업이 직접 하드웨어를 구매하고 관리할 필요 없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가 관리하는 거대한 데이터 센터의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죠. 클라우드 서비스는 제공하는 자원의 범위와 관리 수준에 따라 크게 세 가지 모델로 나뉩니다. 가장 기본적인 물리적 또는 가상화된 인프라(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빌려 쓰는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인프라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실행 환경(OS, 미들웨어, 런타임)까지 제공받는 PaaS(Platform as a Service), 그리고 완성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 형태로 구독하여 사용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가 있습니다. 또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에 따라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접근 가능한 ‘퍼블릭 클라우드’, 특정 기업이나 조직 전용으로 구축된 ‘프라이빗 클라우드’, 그리고 이 둘의 장점을 결합하여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형태로 구분됩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은 단순히 기술의 발전을 넘어, IT 자원을 활용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기업들은 더 이상 값비싼 초기 투자나 복잡한 인프라 관리에 얽매이지 않고, 비즈니스 요구에 따라 신속하고 유연하게 IT 자원을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비용 효율성, 민첩성, 확장성 측면에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점을 얻게 되었죠.

이처럼 IT 인프라는 전통적인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효율성과 민첩성을 높이기 위해 가상화를 거쳐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과 각 단계별 기술의 특징 및 한계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깊이 있게 다룰 클라우드 네이티브와 쿠버네티스가 왜 등장했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며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이제 이 탄탄한 기반 위에서,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운영 방식인 클라우드 네이티브 시대로 함께 나아갈 준비를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