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Immutable Infrastructure (불변 인프라) 개념 이해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운영하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로 불변 인프라(Immutable Infrastructure)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불변(Immutable)’ 즉, ‘변하지 않는’ 특성을 가진 인프라 운영 방식을 의미하는데요. 이는 기존의 인프라 관리 방식과는 다른 접근법을 제시하며, 특히 컨테이너와 쿠버네티스 환경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됩니다. 지금부터 불변 인프라가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그리고 클라우드 네이티브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2.3.1 Immutable Infrastructure 정의 및 역사
- 불변 인프라(Immutable Infrastructure)란, 한번 배포된 인프라 구성 요소(서버, 컨테이너 등)는 운영 중에 절대로 변경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따르는 인프라 관리 패턴입니다. 만약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 보안 패치, 설정 변경 등 어떤 변경이 필요하다면, 기존 인프라를 직접 수정하는 대신, 변경 사항이 적용된 새로운 버전의 인프라 구성 요소를 완전히 새로 생성하여 기존 것을 대체하는 방식입니다. 마치 소프트웨어 버전 관리처럼, 인프라 자체를 버전 관리 가능한 이미지(Image) 단위로 다루는 것이죠.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흔히 “Pets vs. Cattle”이라는 비유를 사용합니다.
- Pets (애완동물): 기존의 인프라 관리 방식은 서버를 애완동물처럼 다루는 것과 유사합니다. 각 서버는 고유한 이름이 있고, 정성스럽게 관리하며, 아프면(문제가 생기면) 직접 접속해서 치료(수정)합니다. 각 서버는 오랜 시간 운영되면서 조금씩 다른 이력과 설정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 Cattle (가축): 불변 인프라는 서버를 가축 떼처럼 다루는 것과 같습니다. 각 서버(가축)는 고유한 이름보다는 번호로 관리되며, 모두 동일한 특성을 갖도록 키워집니다. 만약 어떤 서버(가축)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치료하려 애쓰기보다는 그냥 새로운 건강한 개체로 교체합니다. 모든 개체는 동일한 방식으로 관리되므로 예측 가능하고 관리하기 쉽습니다.
불변 인프라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자동화 기술이 발전하면서부터입니다. 특히 2010년대 초반, 넷플릭스(Netflix)와 같은 대규모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시스템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러한 패턴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공유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서버 이미징(Server Imaging)이나 유사한 개념들은 존재했지만, 클라우드 환경에서 인프라를 API를 통해 쉽게 생성하고 파괴할 수 있게 되면서 불변 인프라 패턴이 실용적이고 강력한 전략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또한, 코드로서의 인프라(Infrastructure as Code, IaC) 도구들의 발전도 불변 인프라 구현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었습니다.
1.2.3.2 기존 Mutable Infrastructure와의 비교
불변 인프라의 개념을 더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기존의 일반적인 인프라 관리 방식인 가변 인프라(Mutable Infrastructure)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가변 인프라는 말 그대로 인프라 구성 요소가 배포된 이후에도 필요에 따라 계속해서 변경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항목 | 가변 인프라 (Mutable Infrastructure) – “Pets” 모델 | 불변 인프라 (Immutable Infrastructure) – “Cattle” 모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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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 방식 | 배포된 서버에 직접 접속(SSH 등)하여 패키지 업데이트, 설정 파일 수정, 애플리케이션 재배포 등을 수행 | 변경이 필요하면, 변경 사항이 적용된 새로운 이미지를 빌드하고, 이 이미지로 새 인스턴스를 생성하여 기존 인스턴스를 대체 |
업데이트/패치 | 운영 중인 서버에 직접 패치 적용 | 새로운 패치가 적용된 베이스 이미지로 새 버전의 이미지를 만들고, 새 인스턴스로 교체 |
애플리케이션 배포 | 기존 서버에 새로운 버전의 애플리케이션 코드를 덮어쓰거나 재시작 | 새 버전의 애플리케이션 코드가 포함된 이미지를 만들고, 새 인스턴스로 교체 |
설정 변경 | 운영 중인 서버의 설정 파일을 직접 수정 | 새로운 설정이 적용된 이미지를 만들고, 새 인스턴스로 교체 |
롤백 (Rollback) | 변경 사항을 수동으로 되돌리거나 백업에서 복구 (복잡하고 오류 발생 가능성 높음) | 이전 버전의 이미지를 사용하여 새 인스턴스를 배포 (간단하고 빠르며 신뢰성 높음) |
서버 상태 관리 | 각 서버의 상태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Configuration Drift 발생 가능) | 모든 인스턴스는 동일한 이미지에서 생성되므로 항상 일관된 상태를 유지 (Configuration Drift 방지) |
문제 해결 | 문제 발생 시 서버에 접속하여 로그 분석 및 디버깅 (이 과정에서 상태가 더 변경될 수 있음) | 문제 발생 시 해당 인스턴스는 폐기하고 새 인스턴스로 대체. 로그/메트릭 분석 후 이미지 레벨에서 문제 수정 |
주요 관리 대상 | 개별 서버 인스턴스 | 서버 이미지 및 배포 프로세스 |
가장 큰 차이점은 변경을 처리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가변 인프라는 기존 것을 계속 고쳐 쓰는 반면, 불변 인프라는 문제가 있거나 변경이 필요하면 과감히 버리고 새로 만드는 접근법을 취합니다. 이 차이점 때문에 불변 인프라는 여러 가지 중요한 이점을 가지게 됩니다.
1.2.3.3 불변 인프라의 장점 (예측 가능성, 일관성, 안정성)
불변 인프라 접근 방식을 채택하면 다음과 같은 중요한 장점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복잡하고 동적인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 예측 가능성 (Predictability) 향상:
- 모든 인프라 인스턴스는 검증된 동일한 이미지로부터 생성됩니다. 개발 환경이나 테스트 환경에서 사용된 이미지와 운영 환경에서 사용될 이미지가 동일하므로, 환경 간의 차이로 인한 예기치 않은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즉, 테스트 환경에서 잘 동작했다면 운영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동작할 것이라는 예측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 변경 이력이 이미지 버전으로 명확하게 관리되므로, 특정 시점의 인프라 상태를 재현하거나 추적하기 용이합니다.
- 롤백이 매우 단순하고 예측 가능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이전 버전의 이미지를 사용하여 인스턴스를 다시 배포하기만 하면 되므로, 복잡한 복구 절차 없이 빠르고 안전하게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 일관성 (Consistency) 보장:
- 운영 중에 서버 설정이 임의로 변경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므로, 시간이 지나도 모든 서버 인스턴스가 동일한 상태를 유지합니다. 이를 통해 “설정 드리프트(Configuration Drift)” 문제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설정 드리프트란, 초기에는 동일하게 구성되었던 서버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각기 다른 패치, 설정 변경, 수동 작업 등으로 인해 상태가 달라지는 현상을 말하며, 이는 예측 불가능한 오류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 개발, 테스트, 스테이징, 운영 등 모든 환경에서 동일한 이미지를 사용하여 환경 간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내 PC에서는 됐는데 서버에서는 안돼”와 같은 문제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합니다.
- 안정성 (Reliability) 및 신뢰성 향상:
- 배포 프로세스가 단순화되고 자동화하기 쉬워집니다. 새로운 이미지를 배포하는 과정은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하므로, 배포 과정에서의 수동 실수를 줄여 시스템 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 운영 중인 시스템에 직접 변경을 가하지 않으므로, 변경 작업으로 인한 서비스 중단 위험이 감소합니다. 새로운 버전은 별도로 배포되고 테스트된 후 트래픽을 전환하는 방식(예: 블루/그린 배포)을 사용하면 더욱 안전한 배포가 가능합니다.
- 문제가 발생한 인스턴스는 즉시 교체될 수 있으므로, 시스템의 전반적인 가용성과 복원력이 향상됩니다.
1.2.3.4 컨테이너 및 쿠버네티스와의 연관성
불변 인프라 개념은 특히 컨테이너 기술 및 쿠버네티스와 매우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지며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 컨테이너 이미지의 불변성: 컨테이너 기술의 핵심 요소인 컨테이너 이미지는 그 자체로 불변성을 가집니다. 컨테이너 이미지는 애플리케이션 코드와 모든 종속성을 포함하는 읽기 전용 템플릿입니다. 일단 이미지가 빌드되면 그 내용을 변경할 수 없습니다. 변경이 필요하면 항상 새로운 버전의 이미지를 빌드해야 합니다. 컨테이너는 이 불변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실행되므로, 어떤 환경에서든 동일한 실행 환경을 보장합니다. 즉, 컨테이너 기술은 불변 인프라 원칙을 구현하는 데 매우 이상적인 도구입니다.
- 쿠버네티스의 배포 및 관리 방식: 쿠버네티스는 컨테이너화된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 불변 인프라 패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지원합니다.
- 선언적 설정: 쿠버네티스에서는 사용자가 YAML과 같은 파일을 통해 ‘원하는 상태(Desired State)’를 선언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버전(v2)의 컨테이너 이미지를 사용하는 파드(Pod) 3개를 실행하라”고 선언합니다.
- 롤링 업데이트 (Rolling Update): 쿠버네티스의 대표적인 배포 전략인 롤링 업데이트는 불변 인프라 원칙을 따릅니다. 애플리케이션을 v1에서 v2로 업데이트할 때, 쿠버네티스는 기존 v1 파드를 직접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v2 이미지를 사용하는 파드를 점진적으로 생성하고, 동시에 기존 v1 파드를 점진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으로 업데이트를 수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 중단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하게 버전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 자가 치유 (Self-healing): 만약 실행 중인 파드(컨테이너 인스턴스)에 문제가 생겨 비정상 상태가 되면, 쿠버네티스는 해당 파드를 자동으로 종료하고, 원래의 불변 이미지를 사용하여 건강한 새 파드를 다시 생성하여 선언된 상태(예: 파드 3개 유지)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는 마치 문제가 생긴 ‘Cattle’을 교체하는 것과 같습니다.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은 컨테이너와 쿠버네티스를 사용한다고 해서 저절로 완벽한 불변 인프라가 구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컨테이너 내부에 SSH 접속하여 임의로 파일을 수정하거나, 영구 볼륨(Persistent Volume)에 저장된 데이터를 직접 변경하는 등의 행위는 불변성 원칙에 어긋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변 인프라의 이점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는 컨테이너 이미지 빌드 파이프라인, 배포 전략, 상태 관리(Stateless 지향), 설정 관리(ConfigMap, Secret 활용) 등 전반적인 프로세스와 아키텍처를 불변성 원칙에 맞게 설계하고 운영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불변 인프라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서 시스템의 예측 가능성, 일관성,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적인 패턴입니다. 컨테이너 기술은 이러한 불변성을 구현하는 이상적인 단위를 제공하며, 쿠버네티스는 이러한 불변의 단위들을 효과적으로 배포하고 관리하는 강력한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운영한다면, 이 불변 인프라의 개념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