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openSUSE 특징 및 버전 선택 가이드

openSUSE를 실습 환경의 운영체제로 선택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단순히 무료 리눅스 배포판 중 하나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openSUSE는 오랜 역사와 함께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검증된 기술력(SUSE Linux Enterprise와의 코드 공유)을 바탕으로 뛰어난 안정성과 강력한 시스템 관리 도구를 제공합니다. 특히, YaST(Yet another Setup Tool)라는 통합 시스템 설정 도구는 그래픽 인터페이스와 커맨드 라인 인터페이스 모두를 통해 시스템의 거의 모든 측면(네트워크, 사용자, 소프트웨어, 보안 등)을 일관성 있게 관리할 수 있게 해주어, 리눅스 시스템 관리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OBS(Open Build Service)라는 강력한 패키지 빌드 및 배포 시스템을 통해 방대한 양의 최신 소프트웨어를 쉽게 설치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openSUSE의 두 가지 주요 버전, Leap와 Tumbleweed 중 하나를 선택하셔야 합니다. 이 선택은 앞으로의 실습 경험과 스타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므로, 각 버전의 특징을 명확히 이해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1.1.1 Leap (안정 버전) vs Tumbleweed (롤링 릴리즈)

openSUSE Leap는 안정성에 최우선 가치를 두는 버전입니다. 이는 마치 정기적으로 안전 점검을 받고 정해진 노선만을 운행하는 KTX 열차와 같습니다. Leap는 SUSE Linux Enterprise (SLE)라는 기업용 리눅스 배포판과 동일한 코어 시스템 및 기본 라이브러리를 공유합니다. 즉, 이미 수많은 기업 환경에서 혹독하게 검증된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만들어진다는 의미입니다.

Leap 과 Tumbleweed 는 무엇인가?
  • Leap(립)은  안정 버전

‘Leap’라는 단어는 ‘도약’을 의미하지만, 소프트웨어 버전 맥락에서는 그 ‘안정성’과 ‘정기적인 릴리즈 주기’가 핵심입니다. 따라서 ‘안정 버전’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 특징을 가장 잘 나타냅니다. 기업용 버전(SLE)과 코드를 공유하며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 Tumbleweed(텀블위드)는 롤링 릴리즈

‘Tumbleweed’는 바람에 굴러다니는 ‘회전초’를 의미하며, 이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이는 특성을 연상시킵니다. Tumbleweed 버전의 핵심 특징은 최신 소프트웨어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롤링 릴리즈’ 모델이라는 점입니다.

Leap는 정기 릴리즈(Point Release) 모델을 따릅니다. 예를 들어 Leap 15.4, 15.5 와 같이 특정 버전 번호를 가지며, 각 마이너 버전은 약 1년, 메이저 버전(예: 15.x 시리즈)은 몇 년 동안 지원됩니다. 업데이트는 주로 보안 패치나 심각한 버그 수정에 초점을 맞추며, 시스템의 핵심적인 부분이나 주요 소프트웨어 버전이 갑자기 크게 변경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왜 Leap를 고려해야 할까요?
  • 최고 수준의 안정성: 쿠버네티스 클러스터처럼 여러 구성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작동하는 시스템을 배울 때는, 운영체제 자체의 예기치 않은 변화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Leap의 검증된 안정성은 여러분이 쿠버네티스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예측 가능한 환경: 정해진 릴리즈 및 지원 주기는 시스템 관리 계획을 세우기 용이하게 합니다. 실습 환경이라 할지라도, 언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측 가능하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 SLE와의 유사성: 만약 향후 SUSE 기반의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일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면, Leap를 통해 미리 경험을 쌓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openSUSE Tumbleweed는 변화와 최신 기술을 추구하는 롤링 릴리즈(Rolling Release) 모델을 따릅니다. 이는 마치 최첨단 기술을 계속해서 시험하며 달리는 실험적인 고속 열차와 같습니다. Tumbleweed에는 별도의 버전 번호가 없으며, 대신 시스템 전체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됩니다. 새로운 커널 버전, 최신 라이브러리, 최신 버전의 애플리케이션들이 개발 및 테스트가 완료되는 대로 빠르게 사용자에게 전달됩니다. openSUSE의 모든 새로운 개발은 먼저 Tumbleweed에 적용되어 테스트되며, 이것이 안정화되면 다음 Leap 버전의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왜 Tumbleweed를 고려해야 할까요?
  • 항상 최신 소프트웨어: 쿠버네티스, 컨테이너 런타임, 개발 도구 등의 최신 버전을 가장 빠르게 경험하고 싶다면 Tumbleweed가 좋은 선택입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생태계는 매우 빠르게 변화하므로, 최신 동향을 따라가는 데 유리할 수 있습니다.
  • 최신 하드웨어 지원: 새로운 하드웨어에 대한 드라이버 지원 등이 Leap보다 빠를 수 있습니다.
  • 개발자 및 기술 애호가에게 적합: 새로운 기능을 먼저 사용해보고 기술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사용자에게 매력적입니다.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요?

  • 쿠버네티스와 클라우드 네이티브의 기본 개념 학습 및 안정적인 실습 환경 구축이 최우선 목표라면: Leap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운영체제 자체의 변화로 인한 예기치 않은 문제를 최소화하고, 배우려는 기술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합니다.
  • 항상 최신 버전의 도구를 사용해야 하고, 운영체제 업데이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데 익숙하거나 도전해보고 싶다면: Tumbleweed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더 역동적인 환경에서 최신 기술을 경험할 수 있지만, 시스템 업데이트 시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책에서는 주로 안정적인 실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Leap 버전을 기준으로 설명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Tumbleweed를 선택하셔도 대부분의 내용은 동일하게 적용 가능하며, 차이가 있는 부분은 필요에 따라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4.1.1.2 Btrfs 파일 시스템 소개 (선택 사항)

openSUSE를 설치할 때 접하게 되는 또 다른 중요한 기술적 특징 중 하나는 바로 Btrfs(B-Tree File System)입니다. Btrfs는 리눅스를 위한 현대적인 파일 시스템으로, 데이터 관리와 시스템 안정성 측면에서 여러 고급 기능을 제공합니다. openSUSE는 기본적으로 루트(/) 파티션에 Btrfs를 사용하도록 권장하며, 이는 특히 시스템을 배우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매우 유용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Btrfs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스냅샷(Snapshot) 기능입니다. 스냅샷은 특정 시점의 파일 시스템 상태를 마치 사진 찍듯이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중요한 점은 Btrfs의 스냅샷은 생성 속도가 매우 빠르고 디스크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Copy-on-Write (CoW) 라는 기술 덕분인데, 파일 내용이 변경될 때 원본 데이터를 덮어쓰는 대신 변경된 내용만 새로운 위치에 기록하고 원본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스냅샷은 단순히 그 시점의 데이터 위치 정보만을 가지고 있으므로 효율적입니다.

왜 Btrfs 스냅샷이 중요할까요?

openSUSE는 Snapper라는 도구를 통해 이 Btrfs 스냅샷 기능을 매우 편리하게 활용합니다. 기본 설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자동으로 스냅샷을 생성합니다.

  1. 시스템 업데이트 전후: zypper (openSUSE의 패키지 관리자)를 사용하여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거나 업데이트하기 전과 후에 자동으로 스냅샷을 생성합니다.
  2. YaST 설정 변경 전후: YaST를 통해 시스템 설정을 변경하기 전후에도 스냅샷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3. 주기적인 스냅샷: 설정에 따라 시간별 또는 일별로 자동 스냅샷을 생성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큽니다. 만약 여러분이 쿠버네티스 관련 패키지를 설치하거나 중요한 시스템 설정을 변경한 후 뭔가 잘못되어 시스템이 부팅되지 않거나 특정 기능이 오작동하는 경우, 마치 타임머신을 타듯 문제가 발생하기 직전의 시스템 상태로 쉽고 빠르게 되돌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팅 메뉴에서 이전 스냅샷을 선택하여 부팅하고, 문제가 없던 상태로 시스템을 복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복잡한 설정을 다루거나 새로운 기술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줄여줍니다. 과감하게 시도해보고, 문제가 생기면 이전 상태로 되돌리면 되니까요. 학습 과정에서 이보다 더 좋은 안전망은 없을 것입니다.

선택 사항이지만 강력히 권장:

물론, Btrfs 대신 전통적인 Ext4와 같은 다른 파일 시스템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Btrfs의 내부 동작 방식이나 CoW로 인한 약간의 성능 오버헤드(대부분의 경우 체감하기 어려움) 등이 우려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openSUSE 환경에서 Btrfs와 Snapper의 조합이 제공하는 시스템 롤백 기능의 편리함과 안정성은 이러한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openSUSE 설치 시 기본값인 Btrfs를 루트 파일 시스템으로 사용하는 것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이 책의 실습 과정에서도 Btrfs를 사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가정하고 진행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