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JanusGraph – 초대규모 데이터용 고속 병렬 그래프 분석 엔진

앞 장까지 우리는 Neo4j를 중심으로 네이티브 그래프 데이터베이스의 개념, 장점, 그리고 LLM·GraphRAG 환경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래프 기술 생태계는 단일한 해법으로 수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데이터의 규모(scale) 와 운영 환경(distribution) 이 달라질수록, 전혀 다른 설계 철학을 가진 기술이 필요해집니다.

이 지점에서 JanusGraph는 매우 분명한 질문에 답하는 기술입니다.

“데이터가 수십억, 수백억 건이고, 이미 분산 스토리지 위에 쌓여 있다면

그래프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JanusGraph는 이 질문에 대해, “그래프 처리 엔진과 스토리지를 분리하라” 는 근본적으로 다른 해답을 제시합니다.

이는 단일 인스턴스 기반 네이티브 그래프 DB가 구조적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극한의 수평 확장성(horizontal scalability) 을 목표로 한 접근입니다.

6.4.1. 시작과 배경 스 – ‘네이티브 그래프’가 아닌 이유

JanusGraph는 원래 Titan Graph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Titan은 대규모 분산 시스템 환경에서 그래프를 다루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되었고, 이후 커뮤니티 주도로 발전하며 JanusGraph로 계승되었습니다.

현재 JanusGraph는 Apache License 2.0 기반의 오픈소스 프로젝트이며,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는 순수 커뮤니티 중심 그래프 엔진이라는 점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이 배경을 이해하면 JanusGraph의 구조적 선택이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 Neo4j → “그래프를 저장하는 데이터베이스”
  • JanusGraph → “분산 스토리지 위에서 그래프를 처리하는 엔진”

즉, JanusGraph는 처음부터 DB 제품이 아니라 초대규모 분산 환경을 전제로 한 그래프 처리 계층으로 설계되었습니다.

6.4.2. 핵심 아키텍처 – 공유-비공유(shared-nothing) 구조의 의미

JanusGraph의 기술적 정체성은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됩니다.

  • 극한의 분산 확장성 (Extreme Distributed Scalability)
  • 스토리지 백엔드 유연성 (Storage Backend Flexibility)

이 둘은 단순한 기능 옵션이 아니라, 아키텍처 철학의 결과입니다.

1) 처리 계층과 스토리지 계층의 완전한 분리

JanusGraph는 공유-비공유(shared-nothing) 아키텍처를 채택합니다.

  • 그래프 처리 (Traversal, Query, Indexing)
  • 실제 데이터 저장 (Key-Value / Wide-Column Store)

이 두 영역을 완전히 분리합니다.

스토리지 계층으로는 다음과 같은 분산 데이터 저장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 Apache Cassandra
  • Apache HBase
  • (환경에 따라 ScyllaDB, Google Bigtable 등도 가능)

이 구조의 의미는 명확합니다.

그래프의 크기가 커질수록→ DB 인스턴스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노드를 추가한다

즉, 이론적으로 무한에 가까운 수평 확장성을 확보합니다.

2) 데이터 그래비티(Data Gravity)를 거스르지 않는 전략

이미 대규모 Cassandra나 HBase 클러스터를 운영 중인 기업에게 “그래프 DB로 이전하라”는 말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 데이터 이동 비용
  • 마이그레이션 리스크
  • 운영 조직의 재학습 비용

JanusGraph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회피합니다.

“데이터는 그대로 두고, 그 위에 그래프 레이어만 얹어라.”

즉, JanusGraph는 기존 스토리지를 그래프 뷰(Graph View) 또는 그래프 인터프리터처럼 활용합니다.

이 전략은 다음과 같은 실질적 이점을 제공합니다.

  • 데이터 중복 최소화
  • 기존 운영 노하우 그대로 유지
  •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의 도입 리스크 감소

6.4.3. Gremlin – 분산 환경에 최적화된 그래프 순회 언어

JanusGraph는 Apache TinkerPop 생태계의 표준 쿼리 언어인

Gremlin을 사용합니다.

이는 Cypher와 명확히 다른 철학을 가집니다.

  • Cypher → 선언적, 패턴 중심, 읽기 쉬움
  • Gremlin → 명령형, 순회 중심, 제어력 높음

Gremlin의 핵심 가치는 “어떻게 순회할 것인가”를 개발자가 직접 통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특성은 분산 환경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 데이터가 여러 노드에 흩어져 있을 때
  • 불필요한 네트워크 홉을 줄이고
  • 데이터 지역성(data locality)을 고려한 쿼리 최적화가 필요할 때

Gremlin은 단순한 쿼리 언어가 아니라

그래프 알고리즘을 작성하는 DSL에 가깝습니다.

6.4.4. 대규모 GraphRAG 환경에서 JanusGraph가 갖는 의미

JanusGraph가 대규모 GraphRAG 적합성: High로 평가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GraphRAG의 핵심 병목은 언제나 지식 검색(Knowledge Retrieval) 단계입니다.

  • 다중 홉(multi-hop) 관계 탐색
  • 수백만 개 경로 후보 중 의미 있는 서브그래프 추출
  • 실시간 또는 준실시간 응답 요구

단일 인스턴스 기반 그래프 DB는 아무리 튜닝해도 CPU·메모리·I/O 병목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반면 JanusGraph는

  • 순회 연산을 클러스터 전체로 병렬 분산하고
  • 스토리지 I/O를 자연스럽게 분산 처리하며
  • 깊고 복잡한 탐색을 구조적으로 감당합니다.

이 차이는 결국 LLM에 제공할 수 있는 컨텍스트의 깊이와 범위를 결정합니다.

Neo4j가 “정교한 그래프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면

JanusGraph는 “그래프를 규모의 한계 없이 밀어붙일 수 있는 힘”을 제공합니다.

6.4.5. 주요 활용 분야 및 도입 시 유의점

앞서 살펴본 JanusGraph의 핵심 특성, 즉 극한의 수평 확장성과 완전한 분산 아키텍처는 이 기술이 어떤 문제 영역에서 가장 큰 가치를 발휘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JanusGraph가 진정으로 필요한 곳은 단순히 데이터가 많은 환경이 아니라, 데이터의 양과 연결성이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초과하는 영역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활용 분야는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분석입니다.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용자, 이들 간의 팔로우·메시지·반응·콘텐츠 소비 관계는 단순한 테이블 구조로는 표현 자체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사용자 A가 특정 콘텐츠에 노출되기까지 어떤 영향 경로를 거쳤는가”와 같은 질문이 실시간으로 던져집니다. JanusGraph는 이러한 초대규모 사용자 상호작용 그래프를 분산 환경에서 병렬로 순회함으로써, 영향력 분석·추천·이상 패턴 탐지에 활용됩니다.

두 번째 핵심 영역은 대규모 금융 사기 탐지(Fraud Detection) 입니다. 자금 세탁이나 조직적 금융 범죄는 단일 거래가 아니라, 수많은 계좌·법인·중개 노드를 거치는 복잡한 다중 홉(multi-hop) 경로로 이루어집니다. 특히 글로벌 금융 환경에서는 이 경로가 국가와 시스템 경계를 넘나듭니다. JanusGraph는 이러한 수십억 건의 거래 관계를 저장하고, 특정 이벤트 발생 시 밀리초 단위로 의심 경로를 추적하는 데 적합한 구조를 제공합니다. 이는 단일 인스턴스 기반 그래프 DB로는 구조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세 번째로 중요한 분야는 통신 네트워크 및 대규모 인프라 관리입니다. 통신망, 클라우드 인프라, IoT 환경에서는 장비, 링크, 서비스, 사용자 단말 간의 관계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장애 예측, 트래픽 최적화, 영향 범위 분석을 위해서는 이 모든 요소를 연결된 그래프 구조로 이해해야 합니다. JanusGraph는 수많은 장비와 이벤트를 그래프로 모델링하고, 장애 발생 시 연쇄 영향을 실시간으로 탐색하는 데 활용됩니다.

이처럼 JanusGraph가 빛을 발하는 환경은 공통된 특징을 가집니다.

  • 데이터 규모가 단일 서버의 처리 한계를 명백히 초과함
  • 관계 탐색이 단순 조회가 아닌 실시간 다중 홉 순회를 요구함
  • 처리 부하를 수평적으로 분산하지 않으면 시스템 자체가 성립하지 않음
도입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유의점

다만 JanusGraph는 “설치해서 바로 쓰는 데이터베이스”가 아닙니다. 이 점을 명확히 인식하지 않으면 도입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JanusGraph는 어디까지나 그래프 처리 엔진이며, 실제 데이터 저장은 외부 분산 스토리지에 전적으로 의존합니다. 대표적으로는 Apache Cassandra나 Apache HBase가 사용됩니다.

즉, JanusGraph 도입의 성패는 그래프 모델링 역량보다도, 선택한 분산 백엔드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대규모 Cassandra/HBase 클러스터 운영 경험
  • 노드 장애, 리밸런싱, 컴팩션, 성능 튜닝에 대한 이해
  • 분산 환경에서의 장애 대응 및 용량 계획 역량

이러한 기반 역량이 없는 조직이 JanusGraph를 도입할 경우, 그래프 기술의 이점을 누리기도 전에 운영 복잡성과 비용 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JanusGraph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솔루션이지만, 동시에 조직의 분산 시스템 성숙도를 전제로 하는 선택지라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6.4.6. [Reference] 주요 고객 및 활용 사례에 대한 해석

공식 문서나 공개 자료에서는 JanusGraph를 도입한 개별 기업의 상세 사례가 Neo4j만큼 적극적으로 소개되지는 않습니다. 일부 커뮤니티 및 발표 자료에서 자동차 제조사, 대형 헬스케어 기업,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이 언급되지만, 구체적인 시스템 구조와 수치는 제한적으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기술적 분석을 종합하면, JanusGraph가 어떤 유형의 조직과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한지는 비교적 명확하게 도출됩니다.

JanusGraph는 단순히 “데이터가 많은 기업”을 위한 기술이 아닙니다.

페타바이트(PB)급으로 연결된 데이터를 실시간에 가깝게 분석해야 하며, 이미 Cassandra나 HBase와 같은 분산 스토리지 생태계를 깊이 이해하고 운영 중인 조직에게 최적화된 해법입니다.

이러한 조직에게 JanusGraph는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추가하는 선택이 아니라,

기존 분산 데이터 자산 위에 그래프라는 고차원 분석 계층을 얹는 전략적 결정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JanusGraph는 Neo4j와 같은 네이티브 그래프 데이터베이스와 경쟁 관계에 놓여 있다기보다는, 서로 다른 규모와 성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완적 기술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관점입니다.

  • Neo4j → 정교한 모델링, 빠른 개발, 단일 인스턴스 중심의 그래프 활용
  • JanusGraph → 극한의 확장성, 분산 환경, 초대규모 연결 데이터 분석

이 구분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그래프 기술 도입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 JanusGraph는 언제 선택해야 하는가

JanusGraph는 Neo4j의 대체재가 아닙니다.

문제가 완전히 다른 영역의 해법입니다.

  • 데이터 규모가 수십억 건 이상
  • 이미 분산 NoSQL 스토리지를 운영 중
  • 그래프는 ‘주 저장소’가 아니라 ‘분석 계층’
  • 대규모 GraphRAG, 추천, 관계 분석이 핵심

이 조건에 해당한다면, JanusGraph는 단순한 기술 옵션이 아니라 아키텍처 전략이 됩니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JanusGraph와 또 다른 분산 그래프 기술들이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어떻게 조합되고, 어떤 선택 기준을 가져야 하는지 비교해 보겠습니다.